메뉴 건너뛰기

오영수는 누구인가

> 오영수는 누구인가 > 인간 오영수

인간 오영수

개인적 취향

낚시와 난 가꾸기

작가가 말년까지 꾸준하게 가까이 한 취미는 난(蘭) 가꾸는 일과 낚시였다. 그는 낚시가 자신에게 선택된 즐겁고 매력 있는 취미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작가는 낚시라는 것이 막연한 기대 속에 살아가는 우리 인생의 축소판으로 보기도 했다.

취미는 공리 타산을 도외시한 생활의 여유요, 안방과도 같은 휴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도가 필요하다. 취미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전문화, 또는 직업화의 경향도 없지 않으나 이것은 이미 취미의 한계 밖이다. (중략) 지난해의 불화를 올해는 기어코, 적어도 월척 몇 수 쯤은……이런 보장도 약속도 없는-그리고 번번이 헛된 기대에 가슴을 부풀리는 것이 낚시인의 낚시다운 매력이기도 하다. 필경 약속도 보장도 없는 막연한 기대에 살아가는 것이 이 또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오영수, 「겨울낚시」, 조선일보, 1972.1.29


오영수에게 있어서 낚시란 창작과 연결되고, 과거 지향적인 향수 속에서 자연에의 복귀가 강하게 나타났던 그 품성과도 연관이 있다. 이와 관련해 장녀 오숙희씨는 "형제가 많은, 지독히 가난한 집 장남으로 지금 우리들의 형편에서는 처참하리만큼 고생하신 분이었어요. 그렇게 고생하신 분으로서는 극히 사치스럽게도 늘 마음이 내키시면 낚시를 가시고, 난을 돌보시고, 많은 시간을 가지고 작품을 쓰는, 어쩌면 대부분의 작가들이 가지는 예외없는 그런 꿈을 강하게 꾸신 것 같습니다."라고 회고하기도 하였다.

난과 관련된 일화도 있다.

현대문학 재직시 부산에 내려와서 친구집을 방문하였는데, 열차시간에 쫓긴 나머지 선물로 받은 난을 깜빡 잊고 상경하였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전화로 난을 상하지 않게 잘 포장하여 우송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김해 김성홍씨로부터 귀히 여기는 황란을 받아오면서 꽃대궁이를 부주의로 상하게 하였는데, 그 애석함은 단순하게 보아넘길 수 없었다.
정형남, 「향토에 묻은 오영수의 문학과 생애」, 『울산문학』


오영수는 지병이던 위궤양으로 사경을 헤매다가 겨우 회생하여 그동안 사용해 오던 아호 월주(月州)를 난계(蘭溪)로 바꾸었는데 이것 역시 그가 난(蘭)을 매우 좋아하고 시냇가(溪)에서 낚시를 즐기는 그의 취미 생활과 관련된 것이며 작가가 그것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짐작하게 만든다.

만돌린

오영수는 낚시와 난을 가꾸는 것 말고도 다양한 취미와 재능이 있었다. 그 중의 하나가 만돌린이다.

사공아 뱃사공아
울진사람아
인사는 없다마는
말 물어보자

작가는 대숲에 비가 내리는 밤이면 만돌린을 켜면서 (고향초)와 (울릉도 뱃사공)을 애수 어린 목소리로 불렀다.
정형남, 「향토에 묻은 오영수의 문학과 생애」, 『울산문학』

수유리는 나에게 하나의 꿈이었다. 오영수의 만돌린 소리의 유행가 정서와 그 부인의 발레와 그 집의 울산 미나리 안주야말로 그 집에서 나오기 싫게 만들었으며 이기영과의 이심전심도 여간 신나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나의 시 「수유리에서」 따위가 나올 수 있었다.
고은의 자전 소설 나의 산하(山河) 나의 삶 <147>, 경향신문 1993.09.05


담백하고 깔끔한 음식

오영수는 기름진 음식보다는 담백하고 깔끔한 음식들을 좋아했다. 일광에 살았던 기억으로 봄이면 기장 멸치회를 즐겨 먹었고 여름에는 오이냉채국수를 가까이 했는데 인정이 많았던 그는 손님이 오면 국수를 손수 말아주기도 했다. 또 언양으로 목욕을 나와 끝낸 후에는 꼭 복국을 먹었다고 한다.

베레모

오영수는 말년에 나이듦의 영향으로 머리숱이 적어지면서 베레모를 자주 썼다. 이는 작가가 노년에 찍은 사진들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소설가 황석영은 오영수의 낡은 베레모를 두고 ‘장인’적으로 보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도연명의 귀거래사

오영수가 좋아한 시인은 중국의 대표적 시인인 도연명이었다. 작가는 도연명의 시 전집과 총 20수로 이루어진 「음주」라는 작품을 자주 읽었고, 「귀거래사」를 즐겨 암송했다. 소설로는 「초한지」를 특히 좋아했다.

[ 참고문헌 ]
이재근 「오영수 소설 연구」, 목원대 박사논문, 2011
이재인, 『오영수 문학 연구』, 문예출판사, 2000
정형남, 「향토에 묻은 오영수의 문학과 생애」, 『울산문학』 제19집, 199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