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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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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오영수

김동리와의 만남과 등단

오영수가 본격적으로 문학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일광에 있을 때였다. 그곳에서 작가는 바닷가 촌락 속에 묻혀 지내고 있던 김동리의 형인 김범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 인연으로 해서 또 1943년에 형인 김범부를 찾아 왔던 김동리를 만나게 되었고, 이후 김동리와 친구처럼 지내면서 소설에 대한 상담도 하고 그의 문학적 영향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오영수 형을 내가 처음 만난 것은 1943년 일광면에서였다. 내 백씨(凡父先生)가 그 일광면 바닷가 촌락 속에 묻혀 지낼 때였다. 내 백씨는 그보다 전에 다솔사(多窣寺) 주지 최범술 선생의 호의로 다솔사에 은거하고 지냈었다. (중략) 그 무렵 나는 오륙 년 간이나 정열을 기울여 오던 광명학원을 당국에 의하여 빼앗긴 뒤, 무직자 징용 대상으로 점이 찍혀 정처없이 방황하던 끝에 간신히 사천 양곡 조합 서기로 일자리를 얻은 뒤라 일단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으므로, 백씨를 찾을 만한 마음의 여유도 생겼던 것이다. 백씨 댁에서 나를 만난 오영수 형은 ‘김형 좀 봅시다’하고 나에게 구면같이 말을 걸어 왔다.”
김동리, 「한국적 정서와 인물 소묘」, 『우리시대의 한국문학』 4, 계몽사, 1993, p.406


오영수는 1943년에 첫 만남이 있었던 김동리를 1948년에 부산에서 다시 만났다. 그리고 1949년에는 「남이와 엿장수」를 써서 당시 월간지 『신천지』 주간으로 있던 김동리에게 보냈다. 그래서 김동리의 추천으로 「남이와 엿장수」가 오영수의 등단작이자 처녀작이 되었다. 그 당시의 관행은 작품 발표만 해도 등단이 되었으므로 작가는 1949년, 마흔 한 살의 늦깎이에 소설가로 등단하게 된 셈이었다. 김동리는 「남이와 엿장수」가 발표되고 나서 백철과 최정희가 그 작품을 잘 읽었다고 인사를 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고 전하고 있다.

“해방 후 1948년엔가, 부산에서 오형을 다시 만났다. 경남여고에서 미술 교사라든가 하고 있다고 했다. ‘김형, 내 미숙하지만 작품 한 번 보내드릴람니대이. 난 꼭 김형만 믿겠심니더’ 그런 지 다시 일 년인가 지나서, 내가 서울 신문사에 있을 때 소설 한 편이 보내져 왔다. 사투리가 꽤 많이 섞인, 그런대로 소박한 서정성이 담긴 단편이었다. 나는 그것을 내가 주간하던 월간지 『신천지』에 발표하였다. 그때까지는 신춘문예도 아직 되살아나지 않았었고, 발표 지면이 거의 없을 때라 신인 작품이 발표되면 그대로 데뷔가 될 때다. 이와 같은 케이스로 1948년엔가 김춘수와 박흡의 시를 경향신문에 발표하여 데뷔시킨 일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주 그럴 작정으로 내 딴엔 단행을 했던 것이다. 그것이 「남이와 엿장수」다. 발표되자 반향이 좋았다. 백철 씨와 최정희 여사가 잘 읽었노라고 나에게 인사를 했다. 나는 내 일같이 기쁘고 흐뭇했다.”
김동리, 「한국적 정서와 소묘」, 『우리시대의 한국문학』 4, 계몽사, 1993, p.407


195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서 오영수의 「머루」는 입선작이 되었다. 사실상 이때부터 오영수의 본격적인 소설 창작 활동이 시작되었다.

“그러니까 1950년에 <서울신문>이 처음으로 신춘문예란 것을 부흥시켰다. 많은 작품이 들어왔다. 15편이 예선에 뽑혔다. 그 15편 속에 오형의 「머루」와 김성한 씨의 「암야행(暗夜行)」이 들어 있었다. 심사위원은 염상섭, 박종화, 백철, 계용묵, 그리고 나였다. (중략) 이렇게 돼서 「암야행(暗夜行)」이 당선작이 되었고, 나와 오형 사이에는 금이 가고 말았던 것이다 ”
김동리, 「한국적 정서와 소묘」, 『우리시대의 한국문학』 4, 계몽사, 1993, p.408


김동리는 오영수 소설에 대해 가장 먼저 논의했던 평자이기도 하다. 김동리는 오영수 문학의 특징을 “기계문명보다 자연의 예찬, 현대적 세련미보다 고유의 소박성 중시, 향촌에 대한 향수” 등으로 규정지었다.

오영수에게 있어서 김동리와의 인연은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알아봐 주는 귀인을 만났다는 의미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그리고 동시에 김동리로부터 문학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면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타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이재근 「오영수 소설 연구」, 목원대 박사논문, 2011
이재인, 『오영수 문학 연구』, 문예출판사, 2000
정형남, 「향토에 묻은 오영수의 문학과 생애」, 『울산문학』 제19집, 1992.12